Hermes까지 붙이니 AI 작업 흐름이 조금 달라졌다

Hermes를 붙이기 전까지 AI 작업은 거의 “내가 맥 앞에 있을 때만 시키는 일”이었다. Codex를 열고, 파일을 읽히고, WordPress를 고치고, 공개 화면을 확인했다. 정확하긴 한데 늘 내가 그 자리에 있어야 했다. 그 빈칸 때문에 Hermes를 보게 됐다.
처음에는 Hermes를 붙이면 비서처럼 알아서 정리해줄 줄 알았다. 막상 생각해보니 내가 원한 건 그런 비서가 아니었다. 모든 걸 알아서 판단하는 존재보다, 밖에서 떠오른 일을 Mac mini 쪽으로 안전하게 전달하고 결과를 다시 알려주는 통로가 먼저 필요했다.
내가 원한 건 비서가 아니었다
처음부터 모든 걸 알아서 처리하는 비서가 필요했던 건 아니다. 그건 아직 부담스럽다. 내가 원한 건 밖에서 생각난 일을 Mac mini 쪽으로 보내고, 끝났는지만 다시 확인하는 정도였다. 블로그 글 보정이나 Search Console 확인 같은 일을 메모처럼 던질 수 있으면 충분했다.
이 차이가 생각보다 중요했다. “비서”라고 생각하면 판단과 실행을 다 맡기고 싶어진다. 그런데 실제 작업에는 계정, 공개 글, 민감한 설정처럼 사람이 마지막에 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. 그래서 Hermes는 결정을 대신하는 쪽보다 흐름을 끊기지 않게 이어주는 쪽으로 보는 게 더 맞았다.
Hermes는 실행자보다 전달자에 가깝다
내 기준에서 Hermes는 파일을 직접 고치는 도구라기보다 작업을 접수하고 흐름을 이어주는 쪽에 가깝다. 실제 수정은 Codex가 더 분명하고, 반복 런타임은 OpenClaw가 맡을 수 있다. Hermes는 어디서 요청이 들어왔고, 무엇이 진행 중이고, 결과를 어디로 돌려줄지 맡는 편이 자연스러웠다.
| 상황 | 도구 | 이유 |
|---|---|---|
| WordPress 글 수정과 공개 확인 | Codex | 수정과 화면 확인을 같은 자리에서 볼 수 있다 |
| 반복 점검이나 후보 생성 | OpenClaw | 로컬 런타임으로 돌리기 좋다 |
| 밖에서 작업 요청과 상태 확인 | Hermes | 원격 지시와 알림 흐름에 맞다 |
| 작업 기준과 장기 기억 | Obsidian | 다음 작업도 같은 기준을 읽을 수 있다 |
헷갈렸던 부분
도구가 늘어나면 편해진다. 동시에 쉽게 꼬인다. Hermes에게 말한 일이 Hermes 안에서 끝나는지, Mac mini의 Codex가 처리해야 하는지, OpenClaw로 넘겨야 하는지 금방 흐려진다. 그래서 요즘은 작업을 적을 때 실행자와 검증 위치를 같이 적는다. 이걸 빼먹으면 나중에 내가 헷갈린다.
특히 텔레그램처럼 메시지로 오가는 작업은 더 조심해야 했다. 작업 중 상태를 너무 자주 보내면 오히려 소통이 막힐 수 있다. 사람이 보기에는 몇 마디 안 한 것 같아도, 봇 입장에서는 typing, 중간 상태, 오류 답장까지 모두 호출이다. 편하자고 붙인 알림이 다시 장애가 되는 건 조금 허무했다. 그래도 이런 경험을 겪고 나니, 알림은 적게 보내는 쪽이 맞다는 기준이 생겼다.
지금은 이렇게 둔다
- 긴 작업 기준은 Obsidian에 남긴다.
- Hermes에는 작업 요청과 결과 보고 경로를 맡긴다.
- 실제 수정이 필요한 작업은 Codex가 진행한다.
- OpenClaw는 아직 모든 일을 넘기는 단계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일부터 후보로 본다.
재미있는 건 Hermes에 던진 작업 지시가 나중에 글감이 된다는 점이다. “맥미니에서 OpenClaw와 Hermes 역할을 나눠줘”는 그냥 작업 요청이지만, 정리하고 나면 왜 나눴는지, 어디서 헷갈렸는지, 지금은 어떤 기준으로 쓰는지가 남는다. FMNOTE에 남길 글은 이런 기록에서 나오는 쪽이 더 자연스럽다.
그래서 지금의 Hermes는 완성된 자동 비서라기보다 작업 흐름을 이어주는 연결부에 가깝다. 이름은 그럴듯하지만, 실제로는 “밖에서 생각난 일을 잊지 않고 맥미니까지 데려다주는 역할”이라고 보는 게 편하다. 이 정도 역할만 제대로 해도 꽤 쓸모가 있다.
